'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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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품고 왔다

원명호 2022. 5. 9. 07:22

오월은 가정의 달 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바삐들 사는 세상 이렇듯 어느달, 어느날짜를 특정하여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도 살아가는 묘미로 잘한 것 같다. 서로 서로 챙기기도 하고 때론 미안한 마음 감사한 마음을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나도 오월 첫주 연휴를 맞이하여 아버님을 뵈러 고향에 다녀왔다. 예전 양양은 그냥 고집불통 산골 시골동네 그 정도 이었는데 요새는 서핑이라는 이미지의 핫플레이스로 외국 스타일의 새물먹은 젊은 세대들이 들어오고 또 산과 바다와 강이 한데 어우러져 있으니 고급풍의 디지털노마드의 성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핫한 분위기의 모습들로 변해가고 있어 좋아해야 할지 나빠해야 할지 어리둥절 하기만 하다.

 

금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여 강릉 청솔공원에 모셔진 장모님을 먼저 찿아뵙고 국도로 양양 가는 길은 날씨도 좋고 여유롭기 까지 하여 마음껏 눈 호사를 누려 보기로 했다. 서핑의 성지인 인구해변의 핫플레이스를 둘러보며 젊은 마음을 담고 오후에는 대포 끝자락에 있는 롯데리조트 호텔에 들러 잘 조성된 둘레길 바닷가 산책과 R.9PUB에서 마음껫 바다를 마음에 담으며 느긋한 바다위 구름과 함께 노닐다 늦은 오후 아내의 재촉에 속초중앙시장에 들렀다 사람과 함께 떠밀려 가는 경험에 깜짝 놀란 가슴을 지인의 초대로 속초 외옹치항에서 싱싱한 자연의 회를 맛보며 진정 시키고 왔다.

 

그래도 제일은 정암리 어느 한정식집에서 아버님과 함께한 점심식사 였다. 이집 마당에 있는 바위는 예전 어릴적 시내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산기슭쪽으로 비스듬히 깍여있는 위압감을 주던 큰바위 바로 그곳이었는데 이젠 귀여운 모습으로 변해 자리만 기념하고 있었고 커피숍 같은 분위기의 한정식은 아버님입에 맞을까 걱정을 하며 식사를 하곤 미국에 있는 손자 손녀들과 통화를 하시며 빨리 끊으라고 성화를 부리시면서도 흐믓해 하시는 모습이 아직도 잔잔히 가슴을 정리해 주고 있다.

 

 

 

고향집 마당 >

 

어릴적 향기가

아직 한귀퉁이

남아있기에

고향집은 낯설지가 않다

 

마당 어디쯤엔

어릴적 뛰어 놀던

발자국도 들어 있고

잃어버린 구슬도

숨어 있으리라

 

바쁘신 아버님 정이

마당 한켠 오가피 새순을

힘차게 뜯어 주신다

쌉소름함이 가득퍼지며

 

어릴적

펌프우물 물이

다시 솟구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