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 원명호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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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이렇게 아름다웠나

"서울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나?""서울이 이렇게 볼 것이 많았나?" 어젯밤 아내와 서울 거리를 걸으며 나눈 말이다. 요즘 아내와 서울 나들이가 잦아졌다. 어제는 부암동 자락을 거닐고 미리 예약해 둔 경복궁 야간 관람까지 했다. 궁궐을 나와 서울의 밤거리를 다시 걸었다. 그런데 문득 서울이 새롭게 보였다 예전에 수없이 다녔던 곳이데 말이다. 명동이나 남대문 같은 특정 지역뿐 아니라 거리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경복궁 야간 관람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있는 매표소 긴 줄을 보며 미리 예약을 해둔터라 일찍 들어갈 수 있었다. 미로처럼 빼곡한 전각과 문들을 따라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마치 내 앞마당이라도 되는 것처럼 궁궐 곳곳을 누볐다. 그러다 어느문을 지나자 마주한 경회루. 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엊그제 헬스장에서 몸을 풀다가 옆구리를 접질렸다. 예전에 PT를 받으며 배웠던 골반 비대칭 교정운동을 하던 중이었다. 나이에 맞게 적당히 했어야 하는데, 뭔가를 봤다. 따라 하다 무리한 자세를 취했던 모양이다. 하루 종일 불편한 옆구리를 짚고 다닌다. 역시 운동도 올바른 자세로, 내 몸에 맞게, 적당히 해야 한다. 무리하지 말자. 그런데 한 가지는 분명하다. 그래 시도는 해야 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이런 일도 생기지 않겠지만, 몸이 좋아지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삶도 마찬가지다. 어제는 세진네와 함께 멀리까지 가서 화성시 오케스트라 특별연주회를 보고 왔다. 작은 극장이라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웠다. 40여 명의 연주자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뿐만..

카테고리 없음 2026.09.10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반성이 아니라 회고(回顧)다.

사는 게 바쁘고, 사는 게 아쉽고, 사는 게 힘들다. 사실 그렇다. 앞으로의 남은 삶을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더욱 그렇다. 아직 오지않은 내일을 생각하고, 앞으로 닥칠 일을 걱정하고,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오늘을 보낸다. 그런데 지나온 삶을 가만히 돌아보면 조금 다르다. 그때도 힘들었고, 그때도 막막했다. 하지만 결국 어떻게든 지나왔다. 분명한 것은 미리 걱정했기 때문에 이겨낸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마주한 현실과 부딪히며 살아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가장 솔직한 모습인지도 모른겠다. 살면서 자기 계발을 통해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가운데 하나가 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 말라." 참 많이 들었고 나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알고 있는 것과 그렇게 사..

카테고리 없음 2026.09.09

그러니 더 이상 미루지 말자

발끝의 작은 신경 하나가 온몸의 감각을 지배한다. 딱 그 모습이다. 어제 아내와 함께 서울 조계사를 찾았다. 연꽃축제를 한다기에 갔는데, 이미 축제가 끝난 모양이다. 치우는 작업을 하느라 좁은 경내 바닥이 매우 분주했다. 아마 연꽃을 화분에 담아 축제를 한듯하다. 조금 아쉬웠지만 기왕에 나선 걸음이다. 더운 날씨에도 씩씩하게 둘이서 인근 '열린 송현녹지공원'을 거닐고 '텅'이라는 카페에 들러 잠시 쉬다가 인사동을 오르내렸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엄지발가락 끝이 찌르듯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바닥에 쓸렸는지 작은 상처가 생긴 모양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고작 발가락 끝의 작은 상처 하나인데 그 통증이 온몸을 휘감는다. 다른 일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남의 염병이 내 고..

카테고리 없음 2026.09.08

거창할 필요도 없다. 그냥 이것이 나의 일이다.

창덕궁 행각 아래 앉아 햇살을 피한다. 오후 3시, 낙선재에서 도슨트가 예정되어 있다. 'K-헤르티지 아트, 이음의 선'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회를 보기 위해 조금 일찍 아내와 창덕궁에 들어왔다. 시간도 때울 겸 산책하듯 궁궐을 둘러본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외국인들이 곳곳에 눈에 띈다.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사진을 찍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되었다. 낙선재로 향한다. 금박, 칠장, 소목장등 전통 공예 장인들의 작품이 궁궐 곳곳에 놓여있다. 도슨트를 따라다니며 작가의 작품과 그것이 이곳에 전시된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처음에는 그저 아름답다는 생각으로 보았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작품마다 달라 보인다. 한 점 작품을 만들기 위해 오랜 세월 한 가지 기술을 갈고닦아 온 사람..

카테고리 없음 2026.09.07

삶의 가치는 생각보다, 한 걸음에서 자란다

'삶의 가치는 보는 만큼, 아는 만큼 자란다.' 그에게 이렇게 말을 건넸다. 가끔 모임에서 마주친 그는 무언가를 깨달은 사람처럼 보였다. 말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고, 표정에는 여유가 넘쳤다. 무엇보다 그에게선 흔히 말하는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자연스럽게 배어 나왔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30년 전부터 우리나라 곳곳을 탐구하듯 누볐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무려 70여 개국을 다니며 세상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새로운 지역을 찿아다니는 호기심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다양한 건축물에 눈을떴고, 이내 대자연의 푸른 풍광에 매료되었으며, 이제는 붉은 바위사막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에게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그의 관심과 시야를 계속 넓혀온 셈이다. 어제 도심 속 호젓한 곳..

카테고리 없음 2026.09.04

은퇴 후에도 초심은 필요하다

어제 오후, 삶의 파고에 맞서고 있는 친구의 연락이 왔다.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몇 번의 만남을 미뤘던 터라, 아내의 양해로 가던 길 멈추고 어렵게 시간을 맞췄다. 오랜만에 만난 그는 여전히 강렬했다.그는 일을 하면서 삶의 절박함을 넘어 공포까지 느끼는 각오를 살고 있다고 했다. 반짝이는 눈빛에서 그의 절실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그러면서도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이루고 나면 그때부터는 성취감과 책임감으로 살아가겠다는 희망의 말도 덧붙였다. 무심히 듣다가 친구의 대단한 각오와 실천에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지금의 이 힘든 시간을 지나면서 붙잡은 그 마음을 끝까지 놓지 마."그도 내 이야기를 들으면 늘 힘을 얻는다고 했다. 그런가? 60대 나이에 절박함을 가지고 지치지 않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대단한 일..

카테고리 없음 2026.09.03

사는 게 내 일이고, 내 재주다

9월이 되었다.뜨거웠던 여름 처럼 달궈진 나의 하루도 바삐 넘어간다. 은퇴자인 내 삶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건강한 이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에너지가 충분히 채워져야 비로소 타인에게도 진정한 선의를 베풀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 마음과 몸의 상태를 다듬는다. 운동하고, 걷고, 명상하고, 글을쓰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나를 충전한다. 나를 챙기는 것이 단순히 나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가 건강하고 평온해야 가족에게도 따뜻할 수 있고, 주변 사람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다. 나를 잘 돌보는 것이 결국 세상을 향한 선의의 출발점이다. 특히 60대 삶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제 우연히 몽테뉴에 관한 글과 마주하면서 더 큰확신을 갖게 되었다. 어제 오후. 서재에서 가..

카테고리 없음 2026.09.01

나를 잘 대접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어제 일요일 아침, 아내가 브런치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좋~지' 그런데 30분 걸려 의왕까지 가잔다. '버터밀크팬트리'라는 브런치집. 팬케이크가 맛있단다. 예전 같으면 갖가지 핑계를 대며 피했을 것이다.'꼭 가야 해?, 가까운 곳도 많은데 ㅠ'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갑시다! ~^^.' 좁은 골목 작은 매장이라 빈자리가 거의 없다. 겨우 입구 쪽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이상한 마음이 든다. 왠지 맛나 보일 것 같다. 이 복잡함에 매력이 있었다. 알록달록 음식이 나왔다. 커피가 맛났다. 브런치와 함께 하니 더 맛나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직원들의 친절한 미소에 더욱 편안하다. 휴일 아침이 참 고급졌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사람은 여유가 없어서 여유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여유를 실행하지..

카테고리 없음 202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