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 원명호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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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함보다 가벼움으로 즐기는 삶

원명호 2026. 6. 8. 05:44

주말 세진네 부부와 식사를 하면서 서로의 근황을 나누었다.

 

나는 요즈음 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점 바깥활동이 귀찮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혹시 세상과 멀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도 함께 털어놓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것은 집에서도 혼자 잘 지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일 루틴을 지키며 서재에서 책을 보고, 글을 쓰고, 아내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산책을 하거나 여행을 떠난다. 그런 시간이 제법 만족스럽다. 어쩌면 이제 '훈련된 고독의 즐거움'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뭔가 체계가 부족한 것 같고, 남들처럼 바쁘게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막연한 불안을 느낄 때도 있다. 

 

하지만 주말에 읽고있는 <불안한 날에 니체를 읽는다>는 그런 생각에 작은 확신을 주었다. 아직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의 삶이 틀린 방향은 아니라는 믿음이 생겼다. 

 

니체는 '진정으로 위대한 가치는 결코 다수의 환호 속에서 탄생하지 않는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인간 정신의 진화는 무거운 짐을 묵묵히 잚어지는 낙타나 기존 질서에 맞서는 사자에서 끝나지 않는다고 했다. 가장 높은 단계는 모든 무거움을 내려놓고 삶을 놀이처럼 즐기는 어린아이의 정신이다.

 

책 속의 문장은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매사 심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비장한 얼굴로 인생의 정답을 찾느라 오늘 하루의 찬란한 기쁨을 희생하지 마십시오."

 

돌아보면 우리는 너무 자주 삶을 무겁게만 받아들인다.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느라 지금의 행복을 미루고, 의미를 찾느라 현재의 즐거움을 놓치곤 한다.

 

하지만 인생은 반드시 비장해야만 가치있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가볍게 웃고, 가볍게 걷고, 가볍게 즐길 때 비로소 삶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이제는 은퇴자로서 무거움 보다 가벼움을 선택하고 싶다. 무엇인가 증명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오늘의 기쁨을 충분히 누리며 살고 싶다. 

 

이번주는 비장함 보다 가벼움으로.

그것이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삶의 방식이기도 하니까. 

 

/인생의 깊이는 무거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벼움을 즐길 줄 아는 마음에서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