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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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새로움을 채운다 *

원명호 2022. 4. 11. 07:08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아갈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지낸 유정을 떠나 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 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 법정스님 무소유중에서

 

애지중지하던 난초 화분이 번민의 뿌리였음을 깨닫고 화분을 놓아 버림으로써 집착에서 벗어났다던 법정스님. 관심을 두고 소유의 몰입하는 것이 번민의 시작이다. 버리면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어 홀 가분 하게 살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것 또한 일반화가 될 수는 없지만 사람이 나이를 먹어 가면서 내려놓는 행복도 느낄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매주 쓰레기 버리는 날이면 나는 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물건 중 안 쓰는 것 하나를 골라 함께 버린다. 지난번에는 아이들도 독립하여 이제 식구들도 자주 안 입는 옷가지를 모아보니 수북히 쌓여 모두 처분했다. 자주 비워 공간을 만들어 새로움이 들어 올 수 있게 하자 아내가 오면 올 봄 한바탕 정리를 한번 더 해야겠네

 

정신적, 마음 모두 마찬가지로 버려야 새로움이 들어 올 수 있다 오래된 안좋았던 기억, 마음들을 지워 나가자 좋은 기억, 지식들의 새로움으로 덮으면 가능하리라 따스한 기분좋은 봄볕은 아주 좋은 지우개가 될것 같다. 익어가는 봄날에 따스한 햇살을 맞으며 해야 할 일이 생겼다.

 

일요일 오전 산업단지옆 황구지천 산책로를 걸었다. 벚꽃이 활짝피어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었다. 월요일 새벽 운동에 그동안 안나오셨던 분들이 많이 보인다, 봄은 봄인가 보다.

 

 

 

 

마음의 지우개 >

 

따스한 햇살

향긋한 초록 내음에

싱숭생숭 하여

 

개울가 벤치에 앉아

꾸벅꾸벅

세상을 잊었더니

 

여유가 들어와

번민의 마음을

지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