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카테고리 없음

결혼 기념일의 크리스마스

원명호 2021. 12. 27. 07:21

어릴적 우리집은 교회 밑에 있었다

크리스마스 새벽이면 찬송을 부르며 찿아오는 사람들이 있어

그 전날 미리 준비 하고 있어야 했다

마침 방문 첫 집 이다 보니 열정도 대단한듯 목청껏 외치던 기억이 난다

때론 나도 잠들기전 양말을 걸어두며 과자가 넣어 지기를 바라기도 했고 부모님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큰 꾸밈은 없어도 그래도 그 시절 잔잔한 즐거움은 가져본 것 같다

 

엊그제 크리스마스날이 우리 결혼 기념일 이었다

우리 결혼식은 크리스마스날 오전 10시 시골에서는 캄캄한 새벽부터 움직여야 하기에

불평을 들어가며 정신없이 보낸 기억이 난다

이젠 아이들도 다커 각자의 역할을 잘 하고있어 

훌쩍간 시간에 불평을 토로할 기회마져 없어지는것 같다 

 

크리스마그 이브날 아내의 추천으로 리옹이라는 레스토랑에 예약을 하여 맛난 저녁을 먹었다

물론 가끔가던 동탄 리옹은 예약이 안되 봉담 리옹에서 식사를 하고

집에와서 와인 한잔을 나누었다 

아이들도 미국에서 축하 문자를 보내왔다

그간 몇 년간 혼자 덤덤히 지내던 날들과 비교가 되어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너무 춥다

 

 

일요일에는 둘째 외삼촌과 상현이와 종로3가에 만나 낮술을 한잔하며

그간의 소식들을 나누었다

 

 

 

 

 

결혼 기념일 >

 

먼저 자리잡아 앉은

시간 뒤로

 

그간의 대화는

눈 빛으로 나누며

 추억 속으로

잔을 부딪힌다

 

이끌며 밀며

꿈을 향하던 수레가

점점 가벼워져만 가기에

 

할말 잃은 

마주잡은 두손이

오늘을 고마워 하는

결혼기념일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