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아내와 함께 판교현대백화점을 간다. 지난달 아들이 맞춰놓은 양복이 다 되었다고 하여 찾으러 가는 길이다. 차를 몰고 가면서 문득, 어쩌다 아내와 이렇게 친해졌을까? 우리 원래 이런 사이 아니었잖아생각지도 않은 질문이 갑자기 던져졌다. 정말 왜그럴까?, 무엇이 변했을까? 퇴직하고 집에 있으니 자연스레 아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다. 그러다 보니 편의상 아예 살림 분담을 했다. 음식차림은 아내가 설거지와 분리수거 담당은 내가. 그리고 나머지 일은 먼저본 사람이 하기로 했다. 자연스러워졌다. 또 나와 아내의 생활 시차가 다르다. 그래서 각자 별도의 방을 쓰면서 개인 영역을 지켜준 것도 있다. 또 심리적으로는 아이들이 모두 독립을 하고 나니 의지할 것이 이젠 둘뿐이라는 측은심도 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