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문을 여니 서성대던 서늘한 바람이 밀려 들어온다. 기분 좋은 간지러움이 몸에 감기며 가을을 맞고 있다. 기세 등등 하던 한낮의 따가운 햇살도 점점 식어가겠지 지난밤 카톡이 요란했다.누가 많이 아프다고 위로 해달라 했고 또 누구는 진급했다고 축하해주라 했다현실은 매정하다. 몸과 마음이 여유로운 자의 배려만 있을 뿐이다 내일은 벌초하러 고향에 내려간다. 사촌 동생들과 1년에 한 번씩 만나 선산을 다듬고 콘도에 모여 회포를 푸는 날이다. 매년 추석을 앞두고 하는 연례 집안 행사로 풍만한 정감으로 고향의 정기를 듬뿍 받고 온다. 변함없는 고향 선산은 그자리에 우뚝 앉아 있는데 골짜기를 빗겨 내리는 세월은 파노라마처럼 흘러간다. 산 아래까지 집들이 들어서고 멀리 바닷가에는 새로운 건물들이 즐비하다.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