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우리가 하루종일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랄프 왈도 에머슨 비가 그친 새벽 산책길은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호흡에 집중하며 명상하듯 걷다가 이어폰을 꽂고 잔잔한 기타곡을 들으며 한 시간 여를 걸었다. 몸과 마음이 가볍다. 더욱이 일요일 오후부터 금식하고 있는터라 생각 또한 맑다. 부지런히 다음 할 일로 발걸음을 옮긴다. 덥수룩해진 머리를 다듬으러 가는 길이다. 아침에 내리쬐는 햇살이 아주 따갑다. 거의 작은 바늘뭉치를 들고 찌르는 듯하다. 비 온 뒤 맑아서 그런가 강한 자외선을 그대로 받고 걷는다. 하필 집 앞 남성미용실이 정시에 문을 안 열어 조금 더 걸어 올라 다른 집으로 가는 길이다. '앞머리는 넘길 거니까 놔두시고 옆과 뒷머리는 깔끔하게 정리해 주세요' 아내에게 받은 코멘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