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카페에 혼자 앉았다. 아내의 요리강습을 위해 기흥 구성까지 와서 끝날 때를 기다리며 그것도 아이패드를 펼쳐놓고 커피를 마시며 전자책을 읽고 있다. 꽤 오랫동안 그려보던 모습이다. 특별한 일도 자주 하면 일상이 된다더니 한 시간여를 꿈쩍 않고 폼 잡고 있다 보니 많이 익숙해진다. 창밖에는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고 카페는 조용하여 아이패드 삼매경의 분위기가 그럴싸하다. 녹아든다.깔깔깔정적을 단칼에 깨버리는 한 무리 아주머니들이 빵을 가득 담아 들고 큰소리로 웃고 떠들며 들어오신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 사람들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 원래 그러려니 오히려 무덤덤히 몰두하고 있는 내가 기특하다. 아주머니들도 흘깃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보아하니 나이도 좀 먹은 놈이 아이패드를 펼쳐놓고 전자펜을 끄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