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을 향해가던 중 틈이 생겼다. 간밤에 늦잠 자거라 떠나지 못한 마지막 흰 눈이 소복이 쌓였다. 꿈틀대던 봄날 기운을 더 자극하고 있다. 소생하라. 어제는 고향친구들과 우리 집 근처에서 정기 모임을 가졌다. 편한 마음에 홀짝이던 술이 과했던가 몸이 무겁다. 옛 추억을 불러와 어릴 적 이야기에 즐거워하고 지금의 현실이야기로 뭐든 일을 해야 한다며 화음을 타더니 다시 조용해졌다. 그렇게 묵직하게 헤어졌다. 뭐든 일을 해야 한다고?그럼 지난 1년 반 동안 놀았다는 이야긴가, 사실 놀지는 않았다. 그동안 소원처럼 하고 싶었던 일을 실컷 해봤다. 명상에 독서에 글쓰기에 운동에 집에 콕 박혀 원 없이 즐겼다. 하지만 허전함이 다시 차오르며 다시 바깥일이 그리워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그래서 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