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타는 SRT는 여전히 잘도 달려갔다. 오후 햇살을 받는 창가 자리에 앉아 커튼을 내리고 꾸벅꾸벅 졸다 보니 벌써 동대구다. 뒤늦게 이어폰 끼고 음악 좀 듣다 보니 부산역에 도착했다. 쏟아지는 사람들 틈에 끼어 급하게 지하철로 달려간다. 시간을 아끼려 한다. 부산에 그 사람을 만나러 올 때면 우리의 약속은 늘 저녁 6시 동해바다 횟집이라는 작은 식당에서 만나기 때문에 미리 두 정거정 앞에 있는 마그네슘 온천이 솟는다는 허심청이라는 곳에서 온천욕을 하는 루틴을 가졌기 때문에 서두른 것이다. 큰 탕에 몸을 담그자 그제야 안심된다. 모든 게 녹아내려 간다 이번 만남은 예전과 다르다. 예전에는 어쩌면 영업차원의 목적 만남이었다면 이번은 아무 목적 없이 인간관계의 확인차 일상을 나누려 왔기에 모든 것이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