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강렬한 어제, 고향을 다녀왔다. 구정 때 인사를 못 드려 아버님을 찾아뵙고 안부와 생활을 살펴보고 마침 장날이지만 추위에 한산한 장마당을 휘둘러 몇 가지 사고는 강릉으로 향하여 장모님 산에 제주 한잔 올리고는 아내와 함께 지인을 만나러 바닷가로 달려갔다. 매서운 바람이 태백줄기를 넘어 내려온다. 강렬하다. 바람 부는 날 파도는 상쾌하다. 너무 크지도 않고 그렇다고 침묵하지도 않는 파도의 칼날은 날카롭게 벼려졌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늘어진 심신을 씻겨 내려준다. 이런 날 아니면 어찌 그 느낌을 담을 수 있을까. 흰 거품을 머리에 이고 바닥을 훑어 올리는 파도를 마주하고 있으려니 갑자기 화두의 마음이 오른다. '산다는 것은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다. 움켜쥐고 있으려 하기에 문제가 생기고 고통이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