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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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인데 얼마 되지 않은 친숙감

원명호 2022. 9. 19. 07:21

마음과 정신의 여유는 말처럼 쉽지 않다.

 

60이란 나이는 대부분 35여년 사회 버팀목으로, 가족 울타리로 무거운 역할을 짊어져 왔기에 그 찌든 먼지를 털어내기도 아직 버거운데 어느날 갑자기 그간의 공백을 버티고 고교 동창 모임에 불쑥 참석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 간의 애씀에 비해 비교되는 삶이 싫기도 하고 하지만로 모임을 이끄는 입장에서는 한명이라도 참석하게 할려고 열심히 통화를 하며 행사 안내를 한다. 나도 그 전화를 받았다

 

강릉고등학교 19기 졸업 40주년 기념 행사로 코리아둘레길 4500Km 걷기 행사를 9월17일 실시 한다는 것과 각 반별로 맡은 코스를 걸어야 하기에 무조건 나와야 한다는 협조와 협박, 사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매일 새벽 걷기로 다져왔지만 그동안 산을 잘 안다녔던 터라 약간 망설였지만 17일 1시간 일찍 사당역 5번 출구 앞으로 나갔다. 이곳 저곳 등산객들이 모여있는 분주함 속에 한참을 기다리며 서성 거리는데 누가 커피를 잔뜩 들고 내 앞으로 왔다 간다. 모르는 사람이다. 좀 떨어져서 한참을 보니 박종백 친구 같아 종백아 하고 부르니 바로 명호야 한다. 이렇다 세월이 당겨져 온다.

 

원일성이 오고 곧이어 남경우가 왔는데 남경우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호리호리 약했던 사람이 듬직하게 변했으니 그럴만 하다. 반장인 이종우까지 5명이 모였다 10시30분에 우리 7반이 맡은 서울둘레길 제5코스 관악산-호암산 코스 사당역-낙성대-서울대-삼성산성지-석수역 13Km를 목표로 출발 했다.

 

둘레길이란 말이 무색하게 오르락 내리락 재미는 있다. 모두들 엄살을 피었는지 사전에 하던 말과는 다르게 잘 걷는다. 경우가 그랬다. 어릴적 시골 체력이 기본으로 담겨 있어서 그런 거라고 정말 그런것 같았다 힘도 별로 안들고 걷는게 재미있고 열심히 흐른는 땀은 상쾌 하기만 하다. 떠들며 5시간 30분을 걸어 석수역쪽으로 나와 생맥주에 뒷풀이를 시원하게 하고 헤어져오며 고교 친구들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비교대상이 아니라 기대와 격려를 해주는 어릴적 친구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귀가중 남경우 문자가 날라온다. '오늘 만나 반가웠고 오랜만인데 얼마되지 않는 친숙감 그게 친구인거지 !!'

라고 썼다.

 

 

 

고교동창 모임 >

 

살아오며

비교의 거대한 벽에

움츠려 드는데

 

어느날

친구손에 이끌려 온

고교 동창모임

 

그곳엔

오랜만인데도

달라붙는 친숙감이

 

지나온 세월을 감추고

미소만 떠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