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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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손을 온종일 잡고 다녔다

원명호 2021. 12. 17. 07:39

지난달 김안과에서 아버지 눈을 검사한 결과를 보러왔다가

심각하다는걸 알랐고

어차피 두눈다 정상 회복은 안되는데 그나마더 심하게 안가기 위해서

매우 어렵지만 한쪽 눈을 수술 해볼 수도 있다 하시며 상의해 보라 하시 길래

얼른 하겠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께서 수술의 어려움을 무척 강조하고 계신다, 설명을 들어보니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김안과 인가보다

 

아버지께 무엇이라도 해봐 드려야 그나마 마음이라도 편할 것 같다

그 결정이후 곧바로 수술전 검사가 여러시간 이어진다

심지어 내과 검사까지

두손 잡고 자리에 앉혀드리고 다시 손잡고 모시고 나오고를 반복

아침 9시에 시작하여 오후 2시넘어 마쳤다

 

1월10일 오후 수술이다

마침 매형과 누나가 하남까지 마중와 준신다 길래 덕분에 아버님 배웅이 조금 편했다

아버지의 눈이 앞으로 몇 년만 이라도 큰 글씨를 돋보기로 읽을 정도만 되어도

정말 감사하겠다

 

 

 

 

늙은신 아버지 >

 

바람과 구름과 비를 맞은

두 손이

내 손안에 들어와 

살포시 떨리고 있다

 

'너가 수고가 많다'

 

짧고 굵은

인생의 무게가

턱 하니

내 가슴속에 들어온다

 

내손에 이끌리어

걷고

깊은 연륜에 이끌리어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