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거리는 목과 콧물로 밤새 시달렸다. 새벽이 돼서야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기침과 가라앉은 목소리가 주변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 코로나는 아니어도 밀폐된 공간에서는 민감할 수 있다. 거기에다 약기운인지 몰라도 피곤함에 자주 졸음이 온다. 얼른 기운을 차려야겠다.
며칠간 몸이 늘어져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무력감이 엄습한다. 그러다 보니 잠깐씩 생활의 루틴에서 손을 놓을 때가 있다. 어차피 아프니까 하며 하찮은 위로로 넘어가지만 그래도 그럴수록 힘을 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새벽 산책을 나갔다가 뜻하지 않게 눈 밝은 사람에 발견된 네 잎 클로버를 하나 얻었다. 손에 감싸 쥐고 나머지 길을 걸으며 굉장히 뿌듯해했다. 그것이 뭐라고 하면서도 네 잎클로버를 꼭 쥐고 있다. 이번 감기가 떨쳐 나가면 좀 더 타이트한 생활로 실체있는 작은 결실이라도 하나씩 성취하며 살아가자
지인의 초대로 월요일 해운대 CC를 간다. 오후 13시 티오프이기에 가볍게 SRT를 타고 다녀오려고 한다. 그래서 어제 오후에 골프장으로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부쳤다. 요즈음 골프용품 택배가 잘 되어있어서 문 앞에서 접수해 가고 문 앞으로 가져다 주니 얼마나 편한가 더욱이 이번에 택한 업체는 가격도 착한 것 같아 더욱 좋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자연을 만끽하면서도 즐거운 만남으로 사는 이야기를 편히 나눌 수 있기에 소풍을 앞두고 있는 아이처럼 계속 두근거린다.
여름감기 >
들리는 말에
강아지도 있었다던데
내가 걸렸다
찜통더위에
문 꼭 닫고
떨며 들어앉아
목구멍부터 콧속까지
단단히 혼나는 중이다
무엇을 그리 잘못했던가
잡힌 물 한 사발 들이키니
오뉴월 그늘 찾아
편한 삶 누렸다고
좀 더 나서라며
속을 휘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