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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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리성당 결혼식에 다녀왔다

원명호 2022. 6. 6. 11:17

 

현충일 휴일.

간간이 비가 내려 깨끗함 보다 무거움이 감도는 새벽, 습관이란 무섭다. 좀 더 누워 있으려니 온갖 불안감과 압박이 들어와 냉큼 일어나 한 시간 산책하고 곧바로 골프 연습장까지 다녀왔는데도 오전 9시가 안되었다.

 

회사를 나가 정리 좀 하다 올까 하다, 진작부터 하려고 했던 여러 BOX에 담아둔 나의 미니멀리즘의 내용물을 정리하기로 했다생각이 날 때 바로 하는 것이 제일 좋다.

 

어제는 청주 영꿈 이사장 따님 결혼식 참석차 아산 공세리성당을 다녀왔다. 비가 조금씩 흩날리고 있어서 괜히 야외 결혼식이 걱정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일 예쁘다는 공세리 성당도 구경할 겸 들떠 아산으로 아내와 함께  갔다. 점심은 아내가 미리 검색해 둔 ‘가마솥두부명가’라는 식당에서 먹었는데 역시 실수가 없다, 좋았다.

 

공세리성당은 기대와 달리 작은 동네가 있어서 오르는 좁은 길 입구부터 차가 밀려 오도 가도 못할 지경으로 혼잡했다. 손님이 많으신가 보다. 어찌 운 좋게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오르자 아담한 이쁜 성당이 보인다. 여전히 젊게 사시는 핸섬한 이사장님을 뵙고 축하 인사를 드리고 예쁜 신부도 보았다. 모두들 결혼식으로 바쁜 틈에 흘깃 성당을 잠시 돌고 남은 미련은 다음에 다시 오기로 했다.

 

아내하고 나왔으니 다시 미국 가기 전 해결할 일로 걱정스러워하며 집에만 있는 아내를 위해 오늘은 어디든 군말 없이 돌아보겠다 마음먹었다. 가뭄으로 물이 많이 준 신정호수도 돌아보고 천안으로 가서 할머니학화호두과자도 사고, 엄청난 기다림의 차량 행렬을 천천히의 마음으로 다스려 기분 좋게 안성 스타필드도 들려 집으로 왔다. 피곤 하지만 역시 천천히란 마음을 가지니 못할 게 없었다.

 

생각도 행동도 천천히 그래도 한번 더 천천히 하자.

 

 

 

어느 결혼식 >

 

하늘이 깔아준

흰색 카펫을 따라

공세리성당 계단을 오른다

 

한발 한발

새 세상이 열리고

닫히는 지난날은 

추억으로 향한다

 

엄숙한 의식에

새로운 삶이

문턱을 넘으니

  

동화 속 성당 앞 

지켜보는 하객도

하늘의 성수에 

새 사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