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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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날 보고 낯가림을 한다

원명호 2022. 2. 3. 10:08

아침에 책을 보다보니 문득 나를 보고 하는 말이 있어

잊혀질까 마음에 새길려고 써본다, 쓰다보면 다시 보고 또 생각하며 느끼게 되니까

 

경청화상이 어떤 수행자에게 물었다

“문 밖의 소리가 무슨 소리인가?”

“빗 방울 소리입니다”

“중생이 전도되어 바깥의 소리만 쫓아 다니는구나”

“그러면 화상께서는 무어라 하시겠습니까?”

“자칫하면 나도 미혹(정신이 헷갈리는)할 뻔 했고나”

“자칫하면 미혹할 뻔 하다니 무슨 뜻인지요?”

“속박에서 벗어나기는 쉬우나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야”

 

내가 사는것이 가끔은 주객이 전도 되어있다 나를 어디다 팽겨치고 남의 눈치나 보며 사는것 같다

남이 하니까 나도 쫓아하고, 남이 뭐라 할까 알아서 피하기도 생각을 바꾸기도 하고

타율적 요구의 소신을 따라 살다보면 늘 피곤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까지 가르칠 생각은 없다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테고

아니, 벌써 더 일찍 깨우쳐 나를 가르치며 고집불탱이라며 답답해 하고 있었을 테니까

 

헌데

천년 전 그 선각자 경천화상도 '속박에 벗어나기는 쉬우나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야'

이 말을 하고 이것 때문에 고민을 한 것을 보면 힘들긴 힘든 모양이다

 

그래도, 나도 이쯤 되면 조금은 깨우칠 때도 되었을 테니 말이다,

가급적 남을 의식하지 따지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살아야 겠다

 

“세상 체면이란 빈집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와 같은 것이다” 라고 누가 말한다

이런 점 에서 나에 비하면 아내는 선각자다,

 

어제 점심은 아내와 동탄 '효우우육면' 이라는 집에가서 우육면과 가지새우튀김을 먹었다

처음 먹어본 음식인데 맛있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후 날씨는 춥지만, 동탄쎈트럴을 산책하다 홍종흔베이커리에 들러 빵을 사가지고 돌아와

일찍 휴식을 취했다

 

 

 

낯 가림 >

 

분명 내가 서 있는데

다른 사람이 보이고

 

다른 사람인데

자세히 보니 나다

 

체면에 가리어져

내가 낯가림을 한다

 

내가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