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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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하루중 어떤때가 가장 즐겁냐고 묻는다

원명호 2024. 11. 8. 06:35

아침이 힘차다. 가을이라서 아니라 내 마음이 힘차기 때문이다.

 

'교육-일-은퇴의 3단계 모델은 막을 내리고 이제 우리의 삶은 다단계로 접어들어야 한다' - 린다 그랜튼

재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말이다. 한우물을 파고 먹고 살아온 우리가 이 나이에 다른 우물을 기웃거리는 것은 엄청난 도전으로 겁을 먹을만하다. 하지만 인생 경력자라서 공통된 경험을 제외하면 특별한 기술/기능을 익히면 금방 익숙해진다. 내가 눈치를 주는 아내에게 나의 삶을 여유자작하게 말하는 이유다. 자격증을 딸 때도 그랬고 브런치작가에 도전할 때도 그랬다. 한번 더라는 마음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해 주었기에 지금 내실의 힘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PT를 받으며 트레이너가 묻는다. 요즘 하루 중 가장 즐거울 때가 언제냐고 나는 당연히 지금 PT를 받으며 운동할 때라고 말했다. 그랬다. 예상 가능한 단조로움의 일상에서 에너지가 확확 돌아가는 운동할 때의 그 힘찬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체력과 정신으로 새로운 도전에 쓸 에너지로 사용하리라 아직 늦지 않았다.

 

가을이 마음을 더욱 여유롭게 만든다. 또 자신 있으니까 더욱 당당해진다.

 

지난번 고향을 방문했을 때 고장 났다며 수리를 부탁한 아버님 청소기를 가져와 수리가 되어 택배로 보내려 재활용 박스를 얻어다 조각조각 이어 붙여 포장을 했다. 얼른 택배회사로 가져다 부쳐드려야겠다. 기다리는 마음이 급하실 것 같다.

 

 

어떤 우물 >

 

파고 팠고

마시고 마셨다

 

이제 눈감고도 도사다

손잡고 서있는 사람들도 

우리가 남이가

목 터져라 외쳤는데

낡은 두레박의 눈총에

다른 우물 기웃거리며

쑥스러움을 감춘다

 

비위짝 없는 놈이

한우물 파란 소리 믿었건만

낙엽이 붙어온 다른 우물에 손을 담갔다

네모난 두레박은 신식이다

파란 단추만 누르면 된다

물맛은 비슷하니

커져가는 나이 배짱에

아무 우물에다 소리를 친다

 

허드렛일인 줄 알면서도

즐겁다

진작에 나설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