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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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발밑을 살피자

원명호 2024. 6. 21. 05:19

사람은 태산에 부딪혀 넘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흙무더기에 걸려 넘어진다  - 한비자
 
마음의 힘을 키워 건강한 몸으로 매사 차분하고 진지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무엇을 준비하든 행하든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또 스스로의 가치관으로 흥분하거나 실망해할 필요가 없다. 상대방의 생각은 전혀 다를 수 있고 그 또한 계속 변하고 있으니 고요한 마음의 힘으로 정중동. 주변을 포용해 지금 내발 밑을 살펴 내딛자.
 
나이 먹을수록, 친할수록 그래야 한다.
처음 만난 듯 어색한 듯 약간의 거리에서 가벼운 농담으로 충분히 친근해질 수 있다. 설령 혼자 되돌아와도 차라리 그게 낫다. 스스로 키운 마음의 평정심의 무게는 어디에서나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러니 가만히 있어도 삶의 영역은 자연스레 넓어진다.
 
헬스 운동도 기본자세를 제대로 잡아야 다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주에 배운 스쿼트와 데드리프트도 가슴을 들고 배에 힘을 주고 허리를 잡아 중력을 향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기본자세는 원하는 부위의 운동 효율을 올리는 목적도 있겠으나 그보다 근본적으로 다치지 않기 위한 기본을 깨우치는 것이다. 그래서 PT를 한다. 삶도 매 한 가지다. 그래서 명상을 통해 마음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어제는 아내와 수원 애경 백화점 2층에 있는 신발 수리점 '이음 리페어'를 다녀왔다. 미국에서 사 온 호카 트레킹화가 내 것만 안쪽 뒤꿈치가 벗겨져 더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수리를 맡기러 갔다. 원인은 알 수 없으나 내가 급하게 신고 벗는 탓일 수 있으리라 간 김에 근처 롯데백화점에 들러 많이 업그레이드된 매장도 둘러보고 자발적 치팅데이로 정하고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 들러 아내와 오랜만에 느끼한 것도 맘껏 먹고 왔다. 삶의 윤활이 한 겹 흘러내린 날이다.
 

 
 
어차피 가는 길 >
 
성큼성큼
큰산 바라보고
바람 갈랐더니
부서진 조각 따라
늙어 버렸다
 
이제사
바위에 걸터 
발밑을 헤아리니
지천의 들꽃들이
시간을 멈춰 준다
 
천천히 와도
여기까지 인데
 
무엇이 바쁘다고 건너뛴

텅 빈 마음
아쉬움에 구름이 간다
 
슬슬 다시 일어나
어슬렁 거려보자
데면데면 가득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