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를 뺐다.
이제 사랑니는 하나 남았다. 그래도 하나 정도는 남겨 둬야 존재도 알고 섭섭하지 않겠는가
어제 오후 구취가 조금 난다는 증상으로 치과를 찾았더니 검진을 하던 의사께서 스케일링도 하고 오른쪽 윗 사랑니 발치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신다. 당연 넵 하고 바로 실행하였다. 시원 섭섭하지만 마음은 개운하다. 늘 불안했던 것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발치를 한후 2, 3시간 거즈를 물고 있으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 사소한 불편이 온 신경을 몰입시킨다. 사는 것도 이런 것 아닌가 평안할 때는 모르다가 조그만 불편을 인지한 순간부터 온갖 고통을 혼자 짊어진 것 인양 호들갑을 떨게된다. 현실은 더 큰 고통을 인내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말이다. 그러니 남들의 불편과 고통을 참으라고만 하지 마라 그들은 이미 많이 참고 있는 것이다. 도움을 주지 못하겠으면 차라리 동조해 주거나 조용히 있어야한다.
어제 오전에 집에 커튼을 달고 나니 집안이 화사해 보인다. 봉담에 있는 '진아트'라는 조그만 커튼집에서 했는데 이 집이 꽤 유명하단다. 아내의 검색력으로 찾아 주문했는데 어찌 보면 전국적으로 하는 집 같다. 지방 출장도 자주 다니신다고 한다. 어제도 우리 아파트 두 집에 동시 설치하러 오셨다. 그러기에 사장님의 자부심도 대단하시다. 오랫동안 한 곳에서 하시며 직접 제작 설치까지 하는 집이라 가성비도 좋고 실력도 좋아 유명하다고 하셨다. 뭐든 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사랑니 >
막내라
섭섭함에
삐뚤어도 보고
냄새도 피워 보지만
지난 계절
입던 옷 버리듯
관심도 없어
길게 드러누었더니
묻지도 않고
콕찝어 빼버린다
그러니
너무 나대지 마라
조용하면
편히 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