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고 당당한 나를 만들자
그리하여 나와 가족에게 멋진 사람이 되어
그 삶을 주변과 함께 하는 기쁨을 갖자'
3년 전부터 붙여놓고 실천하는 나의 사명문(mission statement)이다. 되돌아보니 2021년 5월 20일 일기에도 등장했다. 그동안 이것이 나의 삶의 기준이 되고 활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나의 사명문의 당위성을 찾았다. 그것은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지하 묘지에 있는 묘비명(墓碑銘)에 있었다. 놀라운 인연이다.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상상력에 한계가 없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그러나 좀 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내 시야를 약간 좁혀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는 마지막 시도로,
나와 가장 가까운 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누운 자리에서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내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누가 아는가, 세상도 변화되었을지!"
-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지하 묘지에 있는 묘비명(墓碑銘)
tistory에 일기글을 2020년 12월 13일부터 쓰기 시작한 이래 만 3년이 넘어가고 있다. 힘든 시절 떠도는 기러기 마음을 부여잡고 의무와 정진을 위해 새벽 4시 수행하듯 시작한 일기가 반듯하게 나와 가족 모두를 일으켜 세워 주었으며 더욱 탄탄한 대로 위에 올려 나의 세상은 확실하게 변화되었다. 감사합니다.

기러기의 비상 >
혼자 할 수 있는 자신감
주체적 의사 결정권의 당당함을 갖추라고
내가 나에게 사명을 주었다
소주 한잔에 무너질까 찬바람에 날려 갈까
책상 앞에 붙이고 신발장에 그리고 장식장에도
쫓아다니며 흔들어 댔다
연말 카운트 다운 하면 새해 해맞이를 하면
콘크리트에 때려 박은 깃발을 바랐다
내가 서야 가족이 선다고
얼음장 녹아내리는 찬물에 발 담그고
젖은 만다라트를 건져 올리며
달을 이고 해를 조각내어
수도승 뒷머리를 잡으려 다녔다
깔닥대던 호흡이 길게 바뀌던 그날
웨스트민스터 대성당 묘비명을 쓴
안쓰러운 신부의 통곡소리에
기러기는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