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가시기 전 차분히 내려앉은 고요 속에 맑고 쾌적한 공기를 들여 마시는 기분.
아~ 가을이다!
일요일 오늘 공원에서는 무슨 행사가 있는 모양이다 일찍부터 음향설치와 시설점검에 스텝들이 바쁘다. 또 그곳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트랙을 맴도는 건강을 찾는 사람들의 잰걸음도 바쁘다.
바빠야 한다. 초조해야 하고 급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왜 그러고 살려고 하느냐 하는데 그게 사는 거다. 그리고 그것을 버터 냈을 때야 비로소 말을 하는 것이다. 입만 가지고 세상을 다 살아본 듯 떠들지는 말자. 선한 것이 요망한 것으로 된다.
늘 한가하다는 사람은 연륜의 여유를 자랑을 하며 심술인양 피해 다니지만 함께 올라탄 시간까지 피할 수는 없다. 여유도 바빠야 한다. 시간은 흐르고 있고 아직 남은 기회들이 많기 때문에 무언가 계획을 할 수가 있다.
혹 바쁘다는 것이 어감상 왠지 천박하고 가벼워 보일 수 있겠지만 바쁜 것만큼 존경스러운 일도 드물다. 그것은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왕좌왕 덤벙대는 바쁨은 바쁨이 아니다 빨리빨리라는 시간 잡아먹는 병에 걸려있을 뿐이다.
올 가을에는 바쁘게 살아보자
바쁜 이유 >
빈손을 보고
깜짝 놀란다
뭔가 들려 있어야 하는데
텅 빈 등짝에
어쩔 줄 모른다
뭔가 메여 있어야 하는데
날아다니는 정신을 잡으려
푹 눌러써야 하는데
모자가 없다
그래서 바쁜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