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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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잊힐라 손잡고 걸어가자

원명호 2023. 9. 1. 06:02

어젯밤에 못 본 슈퍼 블루문을 새벽 운동을 하며 맘껏 보았다. 차분한 새벽밤 서쪽하늘에 유난히 밝게 빛나는 둥근 보름달이다. 또렷하게 보이는 둥근달을 자세히 보고 있으려니 내 눈에 토끼는 보이질 않고 비탈위에서 자라는 소나무 한그루가 보였다. 아무리 봐도 그렇다. 아마 나의 마음일 것이다.

 

9월의 시작을 이렇게 슈퍼 블루문과 함께 열었다.

슈퍼 블루문은 평소보다 크기가 커진 보름달을 뜻하는 ‘슈퍼문’과 한 달 중 두 번째 뜨는 보름달을 뜻하는 ‘블루문’ belewe moon (배신자 달)을 합친 말이다 한다.

 

 

'절대적으로 올바른 건 없다. 올바름이 변해 그른 것이 되고 선한 것이 변해 요망한 것이 된다. 사람의 미혹됨이 참으로 오래되었다. 도를 깨우친 사람은 곧지만 방자하지 않고 빛나지만 눈부시게 하진 않는다' -노자

 

9월 첫날 드는 생각이다.

지나가는 계절 그리고 쌓이는 세월을 시간에 쫓겨서 그냥 흘러 보내다 보니 늘 한 것도 없는데 세월 빠르다 했다. 그랬던가 하지만 기회가 왔다. 거리의 가로수 나뭇잎, 길가의 들꽃 그리고 새벽 찬바람, 가을의 향기까지 순간을 의식하며 하나하나 천천히 곱씹어 새겨 넣어 보려 한다.

 

그러기에 올 가을에는 신이 허락해준 이 기회에 시간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쫓기지도 말고 앞서지도 말고 함께 손잡고 세월에 올라타고 가보자 그래서 이곳저곳, 기웃기웃 돌틈에도 물가에도 숨어있는 시간의 조각들을 찾는 기쁨을 이 가을에 만끽해 보리라.

 

 

후회해도 될까요 >

 

세월이 쥐어 주길래 

받아 들었더니

빈손 이다

 

시간과 싸우며

한바탕 소란에 달려와

이제 다시 펴보니

 

우주를 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