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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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먼저 채워 넣어라

원명호 2023. 7. 30. 06:28

너는 왜 약한가?

네가 수없이 양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는 주위의 장난감이 된 것이다

네가 주위에 힘을 주었기 때문이지 주위가 너를 약하게 한 것이 아니다 - 아미엘 일기

 

일요일 새벽 여느 때와 똑같은 일상이다. 새벽 걷기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녹차를 우려내고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래도 아직 6시 전이다. 지금 이 시간이 제일 좋다. 정신이 맑고 의욕이 타오르고 나의 세포 곳곳을 감지할 수 있는 시간이다.

 

갑자기 지담선생님의 글에서 아미엘 일기의 문구를 보다 보니 내가 왜 약해졌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늘 현실과 주변과 타협이란 명목으로 양보를 해왔던 것이다. 나를 뒤로해야 선이고 대의이고 의젓한 줄 알았다. 주위의 장난감이 된 것도 모른 채 말이다. 내가 서야 주변도 서는 것이다. 이기적인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나를 먼저 채워 넣자 그리고 베풀자 ///

 

어제는 아들과 '하루두피'라는 머리케어 하는 곳에 가서 머리상태 진단과 함께 마사지를 받으며 탈모의 고민을 함께 하고는 장어구이를 먹으며 두런두런 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젊음의 축복도 가졌지만 미래의 불안도 함께 짊어진 시기이다.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깨우치고 뒹굴고 일어서야 한다. 아들은 남들보다 벌써 저 멀리 가 있건만 스스로 세운 결핍에 고민을 하는 것 같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일상을 바쁘게 부지런히 채워 넣아야 한다. 삶은 늘 부족하기 때문인 것이다. 

 

 

 

차를 마신다 >

 

세상을 우려내

노랗게 맑은 찻물을

한 모금 마신다

 

쌉 소름은 인내로

향긋함은 빛남으로

은은함은 여운으로

개운함은 정신으로

 

의식을 하듯 내려놓는 찻잔 속

흔들리는 빛은

세상을 담은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