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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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덕담

원명호 2025. 1. 1. 06:10

새벽입니다

어둠이 깔린 새벽, 아직은 차가운 공기가 창문을 감싸지만 오늘은 조금 다릅니다. 새 달력, 새로운 다짐, 그리고 또 한 번의 첫걸음. 2025년 1월 1일. 새해의 첫날이니까요.

 

우리는 신정을 쇠기에 해돋이를 보러 나서는 부산함 대신 누군가가 보내줄 카톡 사진을 기대하며 어둑한 창밖만 응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둘 다 미국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바람에 비록 우리 부부 둘이 있지만 그래도 정성껏 차례를 지내고 새해를 맞이하려고 합니다.

 


 

새해에는 뭔가 좋은 일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욕심이 크지요?

 

괜찮습니다. 크다고 생각하면  것이고, 작게 보면 작은 것입니다. 좋은 일도 결국 내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나의 의식(consciousness)에게 이렇게 말해봅니다. '괜찮아, 내가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런데 우리의 바람도 따지고 보면 별것 아닙니다. 그저 잘 되길, 멋져 보이길, 대박이 나길,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실상은 다 남들과 비교해서 그들보다 더 나아 보이게 하고 싶어 바라는 마음 그리고  속에서도 스스로의 의식을 컨트롤하며 만족을 찾아가는 법이 자리 잡고 있을 겁니다. 사실  둘은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대립은 아닐 겁니다. 결국 내가 어떤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달려 있으니까요. 

 

그런데요 자신의 의식을 컨트롤한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도 아니고 오랜 수행을 하신 분들도 깨치기 힘들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의 눈에 좋게 비쳐서 돌아오는 그들의 충만의 소리를 듣고 싶은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 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그렇게 우리의 바람대로 의식을 컨트롤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소원을 빌 필요도 없고 남들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그저 되는대로 즐겁게 살게 되겠지요. 왜냐하면 늘 의식을 자신의 행복 긍정 수준에 맞출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어디 노력한다고 됩니까 일단 주변인들이 가만히 놔두질 않을 겁니다. 어디 그것뿐인가요 요즈음 같이 복잡한 세상에 네 편 내 편 갈라치는 정치인들 그리고 거기에 편승한 편협된 극단의 사람들 또 소시민들의 삶의 가치를 흔들어대는 일부 나몰랑 유튜버들까지 가만히 있는 내 머리를 붙들고 여기저기서 가르치며 흔들어대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모두 만족하며 또 만족시키며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복잡할수록 단순하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자신의 가치관에 맞춰, 그 형편에 맞춰,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부족한 내공은 올해 또 조금씩 더 쌓아가면 되겠지요 대신 지금까지 쌓은 내공을 가지고 그만큼의 의식 틀에서 만족을 하며 되는대로 살자고요. 그렇다고 막살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겠지요. 어쩌면 이것이야 말로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믿고 사는 제일 깊은 내공의 삶이라 생각됩니다. 

 

 7년 전쯤 인가요 이효리가 어느 방송에 나와서 초등학생에게 나중에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덕담하는 소리를 듣고는 '뭘 훌륭한 사람이 돼? 하고 싶은 대로 아무나 돼'라고 말을 하여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평범하게 행복한 삶을 다시 소중히 들여다봤다고들 했는데 작년, 아니 이젠 재작년이 되었네요 여름쯤 어느 방송에 나와서는 이 말을 후회한다며 '지금의 저라면 그러지 않았을 거라'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효리의 '아무나 돼'라는 말은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사했지만, 시간이 흐른 뒤 그녀는 그것을 수정하고 싶어 했습니다. 어쩌면 자유와 방종은 종이 한 장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녀에 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그냥 네가 되면 돼'라는 메시지였겠지요. 나도 올해는 그렇게 나를 믿고 나답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되는대로 살아라' 덕담으로 나를 다독여 봅니다. 

 

'올해는 되는대로 살아라' 

 안에서 나만의 행복과 평화를 찾기를. 그렇게 나답게, 충만하게, 흔들리지 않는 삶을 만들어 가자.

 

< 롱혼의 브런치스토리에도 함께 올렸습니다>

 

 

 

 

되는대로 살아라 >

 

매년 새해아침

경건하게 다짐합니다

건강하게 잘 살자고

 

뭔가 허전하여

음력설날 다시 다짐합니다

이제부터 진짜라면서

 

그런데 연말이 되면

후회를 합니다

더 잘 살걸~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