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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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사는법

원명호 2024. 7. 24. 06:37

오늘날 나는 매일 열 통이 넘는 메일을 받고, 상대방은 모두 즉각적인 답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시간을 절약한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은 인생이 돌아가는 속도를 과거보다 열 배 빠르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상에는 불안과 걱정이 넘쳐난다. - 사피엔스 중에서
 
핸드폰이 없던 시절 전신전화국이나 공중전화에 길게 줄을서 비싼 요금으로 지방으로 전화를 걸었다. 그러다 보니 어쩌다 무슨 일이 있어야만 통화를 하였다. 그렇게 현실 삶이 바빠 궁금하면서도 서로를 믿고 느긋하게 잘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밤이고 낮이고 시시콜콜 카톡을 보내고 또 바로 답장 안 한다고 안달하며 없는 걱정을 사서 키운다. 사피엔스책에서 말하듯 돌아가는 우리네 삶의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에 비례하여 불안과 걱정이 넘쳐 나고 있다. 아마 남는 시간에 비해 삶이 건조해져 그런것 같다. 조금 침착해져야 한다. 그래도 아무 일 없다.
 
기술의 도움으로 삶의 속도가 빨라져 활용 시간이 늘어난 것은 분명 우리네 삶의 가치가 올라가는 기회인 것이다. 이것은 사피엔스 이래 최고의 신의 선물은 분명하다. 다만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이것이 문제이다. 더욱이 이젠 AI가 대세로 등장하니 인생 돌아가는 속도는 가히 상상을 초월하리라 그만큼 삶의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한번 태어나 서너 번의 다른 인생을 살아볼 기회가 온 것이다. 그동안 꿈꿨던 다른 인생도 살아보자
 
그 바탕에는 고독. 홀로 버티며 느긋할 줄도 알아야 하는 내면의 힘이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절제. 기술의 이기를 사용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내려놓을 시간에는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배움. 변화의 속도가 빠르다 보니 새것에 대해서는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 모두가 초보자다. 당당하게 자꾸 배워 적응해 나가자
 
어제 아내를 기다리며 '몽소 용인점'에 들러 3시간 정도 빵과 차를 마시며 책을 읽고 있었는데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 세분이 들어오시더니 뜻밖에 세게 여행과 시인들에 대해 토론을 하신다. 그리고 자신의 감명 깊은 작가와 그들의 시를 나눠 읽어주며 즐거워하신다. 흘깃 보기에는 막 밭에서 농사를 돌보다 급하게 오신 것 같았지만 그들의 대화는 깊고 단단했다.
이런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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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화살 같다 했다
 
이제는 로켓이 되어 
삶을 앞질러 버렸다
 
한번 살려 왔는데
두세 번 다시 살라 하니
 
어쩌겠는가
나를 잊어야 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