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아내와 점심을 먹고나서 커피를 마시러 나왔다. 강렬한 열기에 조각난 햇살이 목덜미에 내리 꽂힌다. 따끔거리는 파편에 놀라 반사적으로 그늘을 찾았다. 맹렬한 태양은 이미 거리를 점령했고, 우리는 가로수 아래로 숨바꼭질하듯 옮겨 다녔다. 그런데 그곳에도 피난처는 없었다. '찌이이익! 찌이익!' 낯선 말매미의 울음 합창에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다. 한여름 열기와 뒤섞인 울음은 마치 온 세상이 진동하는 듯했다. 더위도, 소리도 감당하기 어렵다. 결국 땀을 훔치며 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한여름 피서는 에어컨 아래 집 안이 최고다. 하지만 우리 집 서재에는 에어컨이 없다. 내가 고집을 부려 대신 큰 실링팬 하나만 달아놓았다. 팬 아래에 앉아 있으면 제법 시원 하지만, 한걸음이라도 벗어나면 금세 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