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코 어떤 것도 자기 모습과 다르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나 자신도 다르게 되고 싶지 않다. - 이 사람을 보라
비가 그친 일요일 오후 아들과 함께 옷을 가볍게 하고 신발을 이것 신을래 저것 신을래 따지지도 않고 가장 편안하게 우리 셋은 집 앞 카페거리로 나섰다. 우선 '뺑띠에'라는 작은 빵집을 먼저 들렀다. 이 집은 금, 토, 일 3일만 영업하고 그것도 오후 3시쯤이면 매진이 되기 때문에 지난번 먹어보지 못한 것으로 골라 몇 가지 샀다. 사실 빵보다 이 집 바로 옆에 있는 '미해피'라는 즉석떡뽂이를 먹기 위해서 나온 것이다. 이 집도 특이하게 주 4일만 영업한다. 키우고 있는 댕댕이가 아파 같이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서 란다. 이들은 자기 모습 그대로 사는 사람들인 만큼 빵과 음식도 진심을 제공받아서 좋다.
두런두런 아들의 미국 생활 이야기와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나누다 근처 카페거리 커피숖까지 왔다.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편안한 장소를 제공받는 대신 특별한 서비스는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늘 그렇듯 카페에서는 이야기보다 핸드폰을 뒤적이는 시간이 더 많다. 늘어져서 그래야 할 것 같다. 바쁘지도 한가하지도 않은 사람이 남들 틈에 끼어 시간을 죽치는 그래서 나에게 카페는 애매하다. 그저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찾아 머리를 식히는 정도다. 그래도 자주 가는 이유라면 남들과 다른 내 모습을 확인하고 유지시키려 간다.
그렇게 오랜만에 아내와 아들과 어슬렁거리다. 휴일 오후가 길게 드러누울때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은 도착 하자마자부터 친구들의 연락이 오가더니 저녁 약속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덕분에 나는 서재에서 '내 모습 그대로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이를 먹으며 이제사 삶의 질서가 제자리를 찾아오는 느낌이다.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생긴 대로, 가치관대로, 나의 의지대로 사는 삶을 사회적 눈치와 거들먹으로 나를 억누르고 타협하며 감추어오다 이제 하나씩 되찾아간다. 다시 순수한 나의 천성 그 모습으로 가려고 한다. 이것이 내가 태어난 본질이고 행복인데 그나마 지금이라 다행이다. 이것도 크나큰 복으로 감사하다. 아직 멀었지만
내 모습 그대로 살아가려고 한다. 만일 남들이 나를 좋아한다면 이것 때문 이리라 믿는다.

가면놀이 >
호랑이 가면 쓰면
힘이 솟는다
손오공 가면 쓰면
날아간다
가로등 밑에서
놀래키며 으쓱거린다
홀로 들어선 적막
거울보고 더 놀라지만
가면 벗는 것이 싫다
점점 나를 잊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