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랗고 빨갛던 단풍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내려다보는 APT정원은 쓸쓸함이 지나 허무의 감을 나눠주고 있다. 등 떠밀고 있는 찬바람만 아니라면 따스한 볕에 바스락거리며 걷는 재미가 아직은 조금 남아있다. 휴일 점심을 먹고 서재로 옅게 스며드는 따스한 볕을 받으며 창밖을 보다 문득 사람이 변화를 한다는 것은 계절 바뀌듯 순간이 과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보통 변화를 한다면 단단히 준비를 하면서 서서히 변화하리라 마음을 먹지만 그것이 그렇게 잘 되던가, 그 년간 계획에 익숙해져 순간의 실행을 잊고 여유를 찿다가 핵심조차 잊고 만다.
그래서 소위 변화를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고 하는 것도 사실 핵심적인 것만 남기고 지금 것을 다 버리자는 말이다. 인생도 사업도 마찬가지다. 작은 미련을 가지고 움켜쥐려는 것부터 버리는 것이 혁신이다.
Apple도 다시 돌아온 스티브잡스가 혁신을 할 때 104여 개의 기존 아이템을 100여 개나 버렸다 한다. 이래야 혁신이다.
나도 올 초 이사를 하며 덕분에 과감한 정리를 하여 물건은 정리가 되었는데 기러기 생활을 하면서부터 매달린 자기 계발의 생각과 지표들은 아직 그대로 나를 이끌어가고 있다. 제 옷을 벗어버리며 계절을 닫는 나무들처럼 PT로 몸 체질을 변화시키고 있는 이시기에 맞춰 그동안의 생각이나 지표들을 모두 버리고 완전히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때가 된 것 같다. 지금이 그 시기이다. 아주 중요한 깨닫음을 얻은 휴일을 잘 보냈다.
오늘 아침도 찬기운이 돌지만 챙겨 입고 나선다
저무는 거리 >
사진에 넣은 낙엽이
자루 속으로 들어간다
계절이 저물어간다
노란 조끼 아저씨는
체념한 듯
앞만 보고 빗질을 해대고
뒹굴던 나뭇잎은
깨끗한 곳을 골라
또 앉는다
치열한 눈치의 원망은
늦가을 차가운 입김에도
바쁘지만
흰 눈 기다리는 마음에
못 본 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