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행동보다 말이 더 많다 - 루 홀츠
어제 아침은 갑자기 찾아온 추위에 제법 겨울 냄새가 났다. 망설이는 마음을 추슬러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옷을 챙겨 입고 모자를 쓰고 장갑까지 챙기다 보니 조금 무리인가 싶어 잠시 망설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장갑은 호주머니에 넣고 나갔다. 정말 잘했다. 공원을 걷다 보니 장갑 없이 새벽공원 산책은 무리다. 갑자기 찾아온 아침 추위에 더욱 한적해진 공원을 편안하게 이어폰을 끼고 걸으며 하루 일정을 다듬었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정해진 루틴이 있고 또 할 일이 있어 나름 바쁜 사람이다. 오전에 이발을 하고 책을 읽다가 오후에는 PT를 받고 저녁에 아내와 산책을 하고 글을 쓰겠다는 것이 아침에 정리된 할 일이었다. 그런데 오전에 이발을 하러 단골 미용실에 버스를 타고 갔더니 금일 휴업이란다. 인터넷에는 영업 중이라 나왔는데 스케줄이 꼬인다. 대신 돌아오는 길은 운동삼아 걸어왔다. 그러다 보니 독서 시간이 늘었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아내 일을 도와주고는 예정된 스케줄로 PT를 받으러 다녀와 식사 후 아내와 우산을 들고 동네 산책을 하고 글을 쓰며 하루를 마감했다. 루틴에 따른 생활에 변칙이 가해지지만 그래도 빠듯한 하루가 간다. 나는 행동 우선주의다. 눈에 띄는 대로 내가 처한대로 움직인다. 그것이 지금 내가 사는 나의 철학이다.
당신이 있는 곳에서 당신이 가진 것으로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 - 루스벨트
오늘은 아내친구들이 집에서 모임을 하는 날이다. 나의 일정에 변수가 생겼다. 아침산책 후 여유롭게 어제 못한 이발을 하고 서점에 들러 책을 훑어보다 혼자 맛난 외식을 하기로 했다. 물론 사람들을 만나러 갈 수도 있지만 당분간 몸과 마음을 정비하는데 집중하고자 만남을 절제하고 있다. 그렇게 행동을 우선하는 내가 때론 대견스럽다. 큰 목표의 부담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끓어오르는 그곳을 향해서 부지런히 차곡차곡 걸어단다.
지금 여유 있는 틈에 내 몸을 정비하여 세련된 상태에서 자신 있게 새로운 향기로 나의 꽃을 피우러 나설 것이다. 기다려라
누가 집을 짓고 있는가? >
등 깔고 뜬구름 헛소리로
노을이 발갛게 부끄러워한다
한낮에 세운 대궐은 어둠이 삼켜가고
하릴없던 몸은 노곤하다
두 팔 벌려 괭이 메고 길 나서
붉은 태양을 안고 기운삼키니
하나둘 쌓아지는 돌벽에
부지런한 몸은 개운하다
답을 알면서도 또 못하고 있다
내일도 못하리라
벌떡 일어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