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혼'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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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하게 사는삶은 고귀해 보인다

원명호 2024. 11. 20. 05:56

어제는 PT가 없는 날이라 오전에 헬스장에 가서 자유운동을 하며 땀 흘리고 왔다. 개운한 여유가 넘친다. 아내와 약속한 오후 1시까지 분당으로 가면 되기에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카톡이 들어온다. 예전 수학학원 실장님 이시다. 명절 때 인사가 오고 가는 정도였는데 갑자기 겨울로 들어가니 감기조심하라는 안부문자가 온다. 문자가 왔다는 것은 그 순간 나를 기억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감사하다. 간단한 답신을 드리고 잠시 추억을 더듬어보며 나도 그분을 생각한다.

 

그분은 Y대법대를 나오신 인재로 알고 있다. 그리고 옆 수학학원에서 근무하실 때 보면 순수한 열정이 대단했다. 아집으로 벽을 쌓아 올린 보통의 학원 원장님들과는 달랐다. 때론 그 순순함에 오해를 받기도 하고 또 그것을 당당히 헤쳐나가셨던 분이셨다. 그런 단단한 마음의 내공에 때론 부러워한 적도 있었다. 옆 학원에 계시다 보니 함께 일을 하지 못한 점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 후 한참 지난 뒤 강원도 어느 지역에 내려가 살고 계신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마 꽤 오래되었으리라 그래도 가끔씩 안부가 오고 가는 인연이 이어져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요즘 행복에 대한 일기글을 자주 쓰고 있다 보니 이 나이에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으로 자신을 위한 삶을 산다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살기를 원하고 실행할 용기를 갈구하지 않는가 어쩌면 그분은 도인 같이 미리 깨우쳐 그 길을 택한 것 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한번 만나서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분이다. 있는 그대로 초연하게 살아가는 삶은 고귀해 보인다. 물론 남들의 시선에 따른 안팎의 평가는 상반되었으리라 하지만 그 순수한 마음만큼은 알아줬으면 한다. 그분도 그걸 몰라주는 것에 세상에 상처받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분은 지금의 누구보다도 지금은 자신의 삶에 만족을 느끼며 살고 계실 것이라는 것을

 

사실 내려놓다 보면 모든 것이 거추장스러운 것뿐이다. 비욘 나티코의 말처럼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깨우침 만으로도 마음의 부자가 되어 행복해지는 게 삶인 것이다. 

 

 

 

 

어떤 사람  >

 

여러 갈래길에 하필

왜 그 길이었을까?

 

첫발의 헛디딤에

몸은 굴렀어도

마음은 오뚝이라

스스로를 챙겨

삿갓을 썼다

 

구름아래 아우성

눈감고 귀 막아

세월에 잦아들자

 

어느 길로 갔으면 어떠리

내 마음은 늘 한결인데

웃음으로 대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