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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개가 짖었다

원명호 2024. 7. 10. 06:56

여름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고 했던가. 하지만 에어컨과 실내팬이 돌아가는 지금 여름감기가 넘실댄다. 지난주부터 아내가 몸살감기가 와서 동네 이비인후과에 같이 다녔었다. 병원에 가득 찬 환자를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순번이 늦으니 근처 다른 곳에 있다 전화해 보고 오라는 안내의 말을 들으니 마치 맛집 손님 대기줄 정리하는 느낌까지 받았다. 그런 환자들 틈에 같이 끼어 있었으니 바이러스 이놈이 그냥 넘어가지 않았으리라

 

목이 칼칼하다는 기운이 있었는데 그제 아침 일어나니 목이 따갑고 아프다. 다행히 열은 없기에 그냥 버티려니 대신 아내의 성화가 열을 올린다. 오픈런이라 했던가 병원 문 열기 전에 갔다. 아니 웬걸 벌써 7명이나 이름이 떠 있다. 분명 9시부터 한다고 했는데 나보다 더 부지런을 떠는 사람들이 많았고 병원은 한술 더 뜬것 같다.

 

온갖 바이러스 대비 장비로 무장하신 젊은 의사 선생님께서 콧속과 목구멍을 화면으로 보여주시면서 찬찬히 설명해 주신다. 다행히 심한 것이 아니라 타온 약을 먹으면 나을 것 같다.

 

코비드 19로 온세계가 움츠렸던 기억이 생생한데 지금은 감기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 모두 백신 덕분이겠지만 사실 우리 몸이 알아서 침투하는 바이러스를 물리칠 정도로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몸과 마음을 더욱 단단하데 세워야 한다.

 

삶은 정답이 없다지만 

가급적 스트레스 없이 유연하게 때때로 날카롭게 생긴 대로 살아가자. 

 

 

 

여름개가 짖었다 >

 

해가 중천이라 마음 놓았더니

바이러스도 

추운 곳에 사는 놈 더운데 사는놈 

계절마다 축제를 하더라

 

신이 난 쎌럽 바이러스 

울긋불긋 한바탕 춤사위에

유행 태워 이름하나 알리고

그를 보러 동네 병원 줄을 선다

 

팬심이었나 후끈한 내 몸

간밤에 열심히 응원했더니

놀란 바이러스 

여름개에 숨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