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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고 싶은 날

원명호 2024. 4. 16. 06:05

그나마 안간힘을 쓰며 붙어있는 꽃잎을 떨구기 미안했던지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오다 말다 방울방울 매달려 내렸다. 이 비 그치면 새파란 잎은 더욱 싱싱하게 솟아오르고 점점 초록의 면모를 갖추리라 봄은 이렇게 자라고 있다.

 

아침 운동을 다녀온 후 하루종일 서재에 묻혀 지냈다.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휑하니 바깥도 거닐며 글감을 찾아다녔다. 새벽에 글 한편을 썼던 터라 여유가 있어 조금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후에는 중국 이호현 사장에게서 전화가 와서 궁금해하는 업무적 이야기에 답변을 주고받았다. 아직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려 한다.

 

오늘은 10시부터 망포 글빛도서관에서 '내 삶의 고사성어'라는 강의를 들으러 간다. 인문학 강의라는데 운 좋게 맨 마지막 순번으로 등록되었다. 

 

그럼 내 삶의 고사 성어는 무엇일까?

 

臨淵羨魚不如退而結網 (임연수어불여퇴이결망)   한서의 동중서전에 나오는 글이다.

 

연못가에서 물고기를 보고 부러워하느니 차라리 물러가 그물을 맺는 것이 낫다.

앉아서 헛되이 행복을 바라기보다는 물러서서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몇년전 부터 다이어리가 바뀔 때마다 적어 놓는 글 중 하나다.

지금 다시금 새겨본다.

 

 

 

사연 >

 

대롱대롱

눈망울 굴리며

동그랗게 붙었다

 

쭈빗쭈빗 

굴러오더니

기어코 떨어진다

 

외로워 그랬니

혼자 있고 싶은데

창문을 두드린다

 

봄이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