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사고의 폭을 넓히자

원명호 2024. 1. 25. 06:26

어제는 아침 일찍 아주대 문예창작 수업을 들으러 갔다. 귀를 덮지 않고는 걷기 힘든 매서운 추위에 학교 앞에 동남아에서 온 유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 모여든다. 얼마나 추울까 혹시 경험해 보지 못한 체험이라 즐거워하지는 않을까 내심 궁금했다. 수업이 끝나고 우리와 함께 쏟아져 나오는 그들은 추위에 너무 당당했다. 패딩으로 무장한 채 장난을 치는 즐거운 젊은이들이다. 잠시 글로벌 세계인을 잊은 소시민의 착각이 있었다.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보는 유튜브에 마침 유럽의 골든비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포르투갈을 비롯한 유럽 몇 나라에서 부동산에 투자를 하면 골든비자를 주어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특혜를 말한다. 이미 포르투갈은 포화상태이고 스페인도 중심도시는 포화라 주변으로 돌린다고 한다. 그 외 그리스와 몰타 그리고 헝가리가 막 시행 하는데 더욱이 솅겐조약에 의해 유럽을 내 집안 처럼다닐수 있다 한다. 그러니 세계 불안정한 국가의 부자들이 몰려오는 것이다.

 

이제는 마음만 먹으면 세계 어느 곳에든지 가서 살 수가 있다.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생각까지 좁아져서는 안 된다. 넓은 세상과 기회를 꿈꾸는 생각은 젊은 들의 그것과는 다르겠지만 가끔의 해외여행을 통해서라도 사고의 폭을 넓혀 시대의 흐름을 함께 타고 가야 한다.

 

화창한 사월이 될 때까지 새로 출발하는 나의 인생 계획을 잘 만들어 보자. 사색이 중요한 시기다.

 

 

비가 내린다 >

 

낯가림이 떠도는 골목

우산이 앞서간다

 

지글지글

비집는 엉덩이에 의자는 신음을 토하고

공장에서 두들겨 맞은 양은잔

삐딱하게 고개를 처 들고 노려본다

 

연실 창밖을 내다보는 아지매는

비 그칠까 안절부절 전 뒤집고

술잔은 늘어진 테이프처럼

쌓이는 재단 위에 고해성사를 해댄다

 

서성이는 눈이 어둠을 비추자

비틀대는 몸은 탈출하고

비에 쫓긴 골목이 조용해졌다

 

흘러내린 탄식이

발을 적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