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새사람이 되는 과정

원명호 2023. 12. 13. 05:53

새벽 포트에 물이 끓이는 소리가 요란하다. 아내가 잠을 깰 것 같아 걱정이 든다. 빨리 끓어라 마음 동동 대만차에 담아 들어와 앉는다. 사방이 조용해지고 적막하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더라 차 한잔에 곰곰이 쫓아가 본다.

 

오전 운동과 글쓰기를 마치고 오후에 아내와 동탄 호수공원 두바퀴 산책 하였다. 돌아와 오랫동안 사용하던 전자레인지를 아파트 소형가전제품 수거함에 버리고 왔다. 새로 발뮤다더레인지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내가 학원을 시작할 때 SDI동료들이 사준 LG레인지로 당시 최고급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잘 작동되는 든든한 레인지지이지만 기능과 연식에 밀려 수거함으로 보내진 거다. 참 오래 잘도 썼다. 저 정도는 돼야 가전제품 소리를 듣는 거다. 닌텐도와 가정용 게임기는 성급하게 다른 사람에게 주어버렸고 나머지는 모두 7년 전에 털어버렸기에 이것을 마지막으로 옛 흔적들은 모두 나가 버렸다. 옷도 이사 할때마다 한 보따리씩 폐품에 보내졌는데 잘 안 입고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옷도 또 버려질 판이다. 아내가 오고부터 보는 가치가 달라졌다. 덕분에 옷도 낯선 새 얼굴들이 자리를 차지한다. 그렇게 나도 새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겉이 변하면 바로 속도 변해간다. 탄력없이 새벽 루틴에만 집중하여 지키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일상을 매우 탱탱한 탄력으로 루틴을 이어간다. 그러다 보니 하루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어 빠르게 지나가는 속도도 같이 보인다. 그만큼 생활이 달라붙어 있다는 증거다. 때론 아슬아슬하다. 태만과 집중은 선하나 넘으면 되기에 자칫 그 끈을 놓을까 봐 그래서 이 새벽에 다독이는 것이다.

 

오늘은 수요일 문예창작 강의들으러 오전에 대학을 찾아갈 것이고 오후에는 마지막 PT가 기다리고 있다. 또 아내와 팥빵 사러 다녀와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면 아내 혼자 다녀온다 했다. 내일은 고향에 아버님을 뵈러 다녀오려고 준비를 한다.

 

그렇게 정신 없지만 새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이달 말에 한 해를 보내며 정산 한번 해 봐야겠다.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방향은 맞는 건지, 원하는 목표가 좀 더 구체화된 건지등

 

새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은 이렇듯 정성이 필요하다. 

 

 

새사람 되기 >

 

새 가구들이고

새 옷 입고 나서면

새 사람 인가

 

겉은 속을 바꾸려는 신호다

 

새 꿈에 새 습관 들이고

마음과 행동이 달라지면

새 사람 되는 거다

 

새해에 한번씩 하던 것

육십에 환골탈태

새 사람 되려 정성을 쏟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