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혀둔 만남이 좋구나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놀라고 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내년도 나의 만다라트를 작성하고 있다. 사명문에 따른 내년 1/4분기 실천해야 할 주요 항목들을 정하고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 주로 사람과 가족, 생활루틴에 집중되는 것 같다.
어제는 11월 11일 소위 빼빼로데이라 하는 정체불명의 기념일이지만 함께 하면 무료함에 뭔가의 활력을 주는 사소한 사는 맛 아니겠는가 아내가 미리 준비해 둔 빼빼로가 있다. 예전 같으면 핀잔부터 했을 텐데 이제는 동참하여 고마워한다. 먹어보라며 꺼내주기에 두툼한 빼빼로의 맛을 보니 이건 과자가 아니다. 뭔가 제과에 가까운 건강한 풍성함이다. 물어보니 역시 유명 제빵사가 만든 것이라 한다. 두 개나 먹고 나니 갑자기 바빠졌다. 벌써 최희덕 사장 딸 결혼식 참석 시간이 되어가는 것이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는 식이라 여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차량 통제하는 것부터 혼란을 직감하게 한다. 매 시간마다 식이 열리기에 드나드는 손님이 많은 것이다. 겨우 주차를 하고 들어서니 낯익은 반가운 얼굴들이 많으시다. 그리고 이렇게 와야 얼굴이라도 보는 사람들이 가끔 계신데 전에 스치듯 만났어도 잊지 않고 무척 반겨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김봉배 씨도 정말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 삶은 성숙해질수록 익어간다는 것이 이런 만남에서 보이는 것 같다.
이젠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으니 연락을 받으면 무조건 애경사에는 다 참석하려고 한다.
참, 웬만해서는 지인들이 예식장 뷔페에 칭찬들을 안 하던데 이곳은 평들이 좋다

11월 11일 >
얄밉고 뻔뻔한게
모른척하기 힘든
빼빼로데이
뱃살 내민 상술이라도
그렇고 그런 날에
의미를 더해 주니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