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움이 최고가 되는 그때
어제 오후에 우중 산책을 했다.
아내와 거니는 호수공원의 한적함과 떨어지는 빗방울의 두드림은 마치 공연을 보듯 긴장과 설렘 그리고 여유였다.
오늘새벽 일기예보에는 아직 비가 떠 있는데 아침 하늘은 군데군데 구름을 피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서늘한 상쾌함이 온몸을 감싸 흘러도 금세 달아오르는 힘찬 목요일 아침이다.
걷는 곳곳에 비오뒤 엉킨 낙엽의 서글픔에 수북해져 요리 저리 피하고 있다. 나뒹구는 쓸려가는 지저분이 자연스러운 가을인데 선을 그어놓고 깔끔의 잣대로 여기는 안 돼 앉지 마하며 눈치를 주고 있고 사람 또한 본성에 따른 자연스러움이 있는데 훈련되어 만들어진 정신이 꽉 붙잡고 있으니 감성이 점점 메말라 간다.
이렇게 바쁘게 정해진 코스로 걸어가야만 하는 프로그래밍에 입혀 무리를 지은 군상들을 낙엽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익어가는 그 결실조차 알아채지는 못하고 끝도 모르면서 그저 맴돌고만 있는 군상의 무리들 자연은 우주의 소식으로 깨우치라 알려주려 자꾸 소식을 전해 주는데 치워 없애느라 바쁘기만 하다.
오늘은 점심식사를 마치면 24H 금식이 계획되어 있다. 오늘 점심식사는 아내의 요구로 빕스로 가기로 했다. 조금 이상하지만 최대한 절제를 하면서 가능할 것 같다. 오후에는 중국 이호현 HPI사장을 만나기로 했다. 추석을 맞아 잠시 귀국한 모양이다. 그간의 소식과 향후 계획을 이야기해 보자는데 나는 당분간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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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지친 어깨에
우주의 소식이
내려 앉았다
빨갛게 달군 얼굴에
검게 타 듬성듬성
글씨는 없어졌지만
지난 소식은 알 수 있었다
아직 못전한 소식은
간밤 꽃비에도
거뜬했다고
잔뜩 움켜쥐고
쓰고 있다
어느 책갈피에서
어느 나그네 발밑에서
소식 듣고서
눈물 한 방울 떨궈줄
그때를 기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