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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니까 하는거다.

원명호 2025. 6. 25. 07:11

너무 걱정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 기대를 하지 말라 판단도 하지 마라. 왜 그것이 너에게 일어났는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내려놓아라  - 석가모니가 당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서

 

고향을 다녀왔다. 아침부터 서둘러 함께 가는 지인을 태우고 고속도로 위를 내달린다. 운행길이 가볍다. 휴게실에 들러 커피도 마시며 여유롭게 갔다. 울타리를 넘어간 고향집 앞마당은 봄날 사람들에 둘러 쌓여 자랑하던 노란 유채꽃은 간데없고 말라비틀어진 채 큰 키를 쑥스러워하고 있는 쓸쓸함이 휘젓고 있다. 얼른 뽑아 깨끗하게 해 드려야 하는데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아침 운동삼아 조금씩 뽑는 것을 왜그러냐'는 아버님과 실랑이를 벌이고는 시골장 장마당구경을 하면서 이것저것 입맛에 맞을 음식을 사들여 드리고 그나마 다리에 힘이 있으신 아버님을 모시고 누나네를 불러 함께 아버님 생신날 점심을 하러 막국수집으로 갔다. 잘 잡숫는다. 밖으로 나오기가 싫다고 하셔도 일단 움직이면 좋아하신다. 나중에 나도 그럴까? 아마 그럴 것도 같다.

 

점점 쇠약해지시는 아버님을 보면서 늘 지금을 생각한다.

생각날 때, 할 수 있을 때, 즐길 수 있을 때, 혈기가 있을 때 해라. 뭘 그리 고민하는가. 그냥 하는 거다. 

 

왜냐고?

지금 이니까 

 

 

 

- 알고보니

 

생각이 나풀거려 

앞장 가득 적었더니

뒷장이 다가온다

 

또 쓰라고?

그게 삶이다